[민기자 리포트]존슨에 2루타 친 박찬호 3점포 맞고 첫 자책점 허용

박찬호(35ㆍLA 다저스)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좌완 선발 랜디 존슨을 상대로 2루타를 터뜨린 후 팀의 첫 득점을 올리며 활약했습니다. 그러나 4회말 3점포를 허용, 시범 경기 처음으로 자책점을 내줬습니다.

박찬호는 22일(이하 한국시간) 애리조나 주 투산의 투산일렉트릭파크에서 벌어진 디백스전 3회 초 1사 후 두 번째 타자로 나와 존슨의 3구째를 강타, 좌익수 크리스 버크를 빠르게 지나치는 강습 2루타를 터뜨렸습니다. 초구는 스크라이크, 2구째는 파울로 투스트라이크 노볼에 몰렸지만 3구째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때려냈습니다.  

박찬호는 이어 1번 후안 피에르의 중전 안타 때 홈으로 질주, 첫 득점을 기록하며 1-0의 리드를 팀에 안겼습니다. 덕아웃 바깥의 코치석에 앉아 있던 조 토리 감독이 가장 먼저 나와 박찬호의 등을 두드려 주었으며 덕아웃의 동료들도 모두 일어나 하이파이브를 하며 박찬호에게 축하를 건넸습니다. 박찬호는 그러나 경기 후 "이때 홈으로 질주한 후 갑자기 지쳐서 고전했다."고 했습니다.

박찬호는 이날 마운드에서도 3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4회말 석연치 않는 판정이 나온 직후 포수 슈나이더에게 좌측 담장을 훌쩍 넘어가는 3점 홈런을 맞았습니다. 4회말 들어 볼넷 두개를 내주며 제구력이 흔들린 박찬호는 1사 1,2루에서 업턴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투아웃을 잡아내는 순간 두명의 주자가 일제히 달려 2,3루를 훔쳤습니다. 그러나 타자의 포수 수비 방해가 선언됐고, 다저스 선수들은 쓰리아웃으로 알고 덕아웃으로 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나 션 라코스 구심은 쓰리아웃이 아니라 주자들만 원래 위치로 돌아가라는 판정을 내렸습니다. 그 직후 박찬호는 스나이너에게 원스트라이크에서 패스트볼 승부를 하다가 동점 3점 홈런을 허용했습니다. 조 토리 감독이 가볍게 항의를 해봤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3회까지는 좋았습니다. 홈 팀 디백스가 이날 주전을 대거 기용한 가운데 박찬호는 1회말을 깔끔한 삼자 범퇴로 시작했습니다. 선두 크리스 버크는 2구째 친 공이 높이 뜬 좌익수 플라이가 됐고, 2번 올란도 헛슨은 모처럼 나온 박찬호의 라이징 패스트볼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습니다. 3번 에릭 번스는 3구째 첵스윙을 한 공이 박찬호 앞으로 굴러가는 땅볼로 공 12개 만에 1회말이 끝이 났습니다.

2회말에는 안타가 두개 나왔지만 역시 공 12개로 끝낸 이닝이었습니다.
선두 4번 코너 잭슨이 초구 패스트볼을 때려 깨끗한 우전 안타를 치며 포문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5번 스티븐 드루가 친 직선 타구가 다저스 1루수 로니의 글러브에 그대로 잡히면서 순식간에 병살로 투아웃이 됐습니다. 2사 후 업턴이 친 공이 빗맞으면서 1루수 로니의 머리를 넘어 우측 선상에 떨어지는 안타가 됐지만 박찬호는 7번 포수 스나이더를 3루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끝냈습니다.

3회말에는 투타가 바뀐 랜디 존슨과의 재대결도 있었습니다.
첫 타자 오헤다를 좌측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잡은 박찬호는 존슨에게 두개 연속 스트라이크를 꽂은 후 3구째는 파울이었으나 4구째 커브에 존슨은 서서 삼진을 당했습니다. 박찬호는 2사 후에 버크에게 이날 첫 볼넷을 허용했으나 헛슨을 1루수 플라이로 잡고 시범 경기 15이닝 연속 무자채점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다저스는 4회초 앤드루 존슨의 2점 홈런으로  3-0으로 앞섰으나 박찬호는 4이닝을 끝으로 3-3에서 마운드를 좌완 쿼홍치에게 넘겨 승패와 무관했습니다.

박찬호는 이날 총 17타자를 맞아 안타와 삼진 볼넷을 각각 3개씩 내줬고 3점은 모두 자책점이었습니다. 투구수는 69개에 스트라이크가 39개였습니다. 이로서 박찬호는 시범 경기 5게임에서 16이닝 동안 4실점(3자책점)으로 평균자책점 1.69를 기록했습니다. 한편 오래 등판하지 않아 의문을 일으킨 에스테반 로아이자는 오는 24일 콜로라도와의 투산 원정 경기에 빌링슬리에 이어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다고 토리 감독은 이날 밝혔습니다. 로아이자는 부상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스포츠조선 2008-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