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시설 설치하면 용적률 대폭 완화

오세훈시장, 경제지 인터뷰서 밝혀

오세훈 서울시장은 10일 강남지역 재건축아파트 사업자가 영유아 보육시설이나 노인복지시설, 도서관 등을 지어 기부하면 용적률을 높여 주겠다고 밝혔다.

오 시장은 이날 경제지인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강남 재건축아파트 규제 완화와 관련 “일률적인 용적률 상향보다는 커뮤니티가 있는 뉴타운을 만들 수 있도록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게 중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재건축 개발이익은 반드시 환수해야]]

이어 “재건축 조합이나 건설업체가 노인 등을 위한 커뮤니티 시설을 짓거나 도서관을 건립하면 용적률 규제를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재건축 용적률 일률 상향보다는 공공에 필요한 커뮤니티 공간을 만드는 단지에 용적률 인센티브를 주는 방식을 활용해야 쾌적한 도시를 만들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또 디자인이 뛰어난 아파트나 신재생 에너지를 쓰는 친환경 아파트도 공공성을 인정해 용적률을 높여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은 “개발이익은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는 입장도 재확인했다.

부동산정책의 기본은 집값 상승을 막는 큰 틀을 마련하는 것이며, 개발이익 환수는 얼마를 거둬들이느냐보다 부동산 시장 안정 수단으로 적절히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제2롯데월드, 서울 랜드마크로 개발]]

장기전세주택(시프트)와 관련 오 시장은 “시프트는 신혼부부는 물론 중장년층에도 꼭 필요한 주거유형”이라며 “정부 정책으로 채택해 전국에 시프트가 공급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재건축이나 재개발 임대주택 일정 비율을 시프트로 활용하면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공급 해법도 내놨다.

제2롯데월드 개발에 대해서는 “허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 시장은 “제2롯데월드 개발사업이 수포로 돌아갈 경우 그 부지에는 일반 주상복합아파트밖에 지을게 없다”며 “제2롯데월드는 위치·규모면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서울의 랜드마크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와 서울시간 주택정책 등에서 의견 조율이 이뤄지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여러 부문에 걸쳐 의견 조율을 하고 있습니다. 서로 협조 체계를 잘 갖춰야 할 분야가 많습니다. 조율은 자연스럽게 잘 이뤄지고 있다고 보고 받았습니다.

- 용적률 상향 문제를 비롯, 강남 재건축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인수위가 재건축 용적률을 일률적으로 상향할 의향을 내비췄는데 시 입장에서는 부담스럽습니다. 용적률이 일률적으로 올라가면 도시는 과밀화됩니다. 중·장기적으로 볼 때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죠.

서울시의 기본 입장은 인센티브 방식으로 용적률을 상향해 주는 것입니다. ‘용적률 상향’을 좋은 도구로 사용하는 게 바람직합니다. 디자인 가이드라인이나 에너지효율가이드 라인에 맞춰 건물을 설계하면 용적률 상향이라는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형식이죠.

또 용적률 문제를 ‘개발이익 환수’에 입각해 다룰 방침이다. 초과이익에 대해선 철저히 환수, 공공이 필요로 하는 공간을 우선적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인간적인 네트워킹이 가능한 커뮤니티 뉴타운이 필요합니다. 커뮤니티 시설 중 영·유아, 노인을 위한 복지시설 등을 많이 들어서게 할 것입니다. 인간 중심의 살만한 공간이 될 수 있도록 용적률을 활용하면 삶의 환경이 나아질 것입니다.

- 장기전세주택(시프트)정책을 중앙정부와 협의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 중앙 정부에서 시프트를 주요 주택정책으로 채택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물량이 제한적인 게 너무 아쉽습니다. 중앙 정부 차원에서 확대해 줬으면 좋겠습니다. 이번 대통령 선거전에 이 당선인을 만나 건의한 적이 있는데, 검토하겠다는 답변을 들었습니다.

당선인측 정책 담당자들이 시프트와 관련된 상세한 자료를 가져갔고 좋은 정책이는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시프트 정책은 이 당선인의 신혼부부 주택 정책과 잘 맞습니다. 내집마련을 준비하는 신혼부부에게 좋은 정책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노인계층에게도 시프트는 꼭 필요한 주택정책이라 생각합니다. 재건축 임대물량의 절반이나 2/3정도를 장기전세주택으로 짓는 등 여러가지 장치를 활용하면 상당한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 시장에서 발생한 이익을 환수하는 것에 대해 참여정부와 같은 방식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네요.

▶ 큰 틀에서 생각해야 합니다. 구조적인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은 부동산 정책의 기본이죠. 환수에 목적이 있는 게 아니라, 환수를 통해 부동산 시장을 안정시키는 게 더욱 중요합니다. 환수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도구일 뿐입니다.

- 잠실 제2롯데월드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지요.

▶ 서울시는 잠실 제2롯데월드에 대해 시종일관 같은 입장을 취해왔고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교통이나 다른 측면에서 문제가 발생하겠지만, 서울을 대표하는 랜드마크가 필요한 현실에서 꼭 추진됐으면 합니다.

- 기업들이 건물을 지을때 시의 디자인 정책을 잘 따라올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 서울시가 일관되게 추진하고 있는 게 바로 서울에 건물을 지을땐 반드시 디자인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서울의 랜드마크를 만든다는 생각으로 지어야 장사가 잘 돼 돈도 많이 벌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롯본기힐스의 예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도심을 재창조하면 세계 각국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엄청난 경제적 가치를 만들 수 있습니다. 건물을 짓는 기업 스스로 그 부분을 잘 이해하면 디자인에 더욱 신경쓸 것입니다. 그러지 않고서는 돈을 벌 수 없는 시대가 곧 올 것입니다.

- 제품자체보다 디자인이 더 중요한 시대가 됐는데 어떤 정책을 펼칠 예정입니까.

▶ 디자인 정책에서 가장 중요한게 인프라입니다. 지금까지 디자인 관련 사업을 진행하면서 가장 의미있었던 것은 25개 모든 자치구에 디자인부서가 신설된 것입니다. 취임 당시에는 서울시 주택국내 하나의 과에 불과했던 디자인부서가 이제 부시장급 조직으로 커졌습니다.

이런 작은 변화들이 앞으로 5년 후 엄청난 꽃을 피우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디자인 가이드라인을 발표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시기입니다. 오는 2월까지 기본 계획은 끝납니다. 그 이후 각 사업들이 본격적으로 추진됩니다. 앞으로 서울시장직을 한번 더 맡아 디자인 사업을 총괄적으로 이끌고 싶지만, 연임이 안되고 다른 분이 들어오시더라도 별 문제는 없게 해놓을 겁니다. (중앙일보 2008/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