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당근] 한국의 야담 10조회수 : 630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3    

작성자 : redbeet69 추천: 1, 조회: 2850, 줄수: 161, 분류: Etc. 
[당근] 한국의 야담 10 


鬼棒變怪

어떤 시골에 한 과부가 살았는데 그의 소원은 도깨비와 한번 친해 보고 싶은 
것이었다.

만일에 도깨비와 친한다면 무엇이든지 소원대로 갖다 준다. 그러나 도깨비의 
비위를 한번 거슬리기만 하면 논밭의 곡식은 꺼꾸로 심겨지고 솥뚜껑이 
솥안에도 들어가고 밤이되면 집안에는 모래나 돌이 날아 들어오는 무시무시한 
변괴가 일어나는 일이다.

그러나 아무라도 쉽게 도깨비와 친해질 수도 없고 우연한 기회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는 것이 안타까운 일이다. 그러므로 과부도 우연을 기다려야 했다.

어느 날 밤이었다. 과부가 홀로 방에 앉아 있으니, 도깨비가 이상한 물건을 
하나 방안에 던져 주고 갔다. 깜짝 놀라 가만히 들여다 보니 그것은 큼직한 
양물(陽物)이었다.

과부는 내심으로,

『도깨비라 나를 동정하는구나.』

생각하며 그것을 손에 쥐고 들여다보며,

'이것은 대체 무엇에 쓰는 것일까?'

혼잣말로 지껄이니 그것은 갑자기 건장한 총각으로 변하더니 불문곡직하고 
고부에게 달려들어 겁간을 하는 것이었다.

일이 다 끝나니, 총각은 다시 한 개의 양물로 뒤돌아 왔다. 과부는 이 결과가 
어떻게 된 것인지 일변 두렵기도 하지만 그 신기한 조화에 놀랍고도 기뻤다.

그 후부터는 생각날 때마다 양물을 잡고 재미를 볼 수 있으니 세상에 이보다 더 
귀한 것은 있을 수가 없다 하고 장롱속 깊숙이 넣어 두었다가 필요할 때가 되면 
그놈을 끄집어 내어 쥐고,

'이것은 대체 무엇에 쓰는 것일까?'

하면 곧 총각으로 변하여 그 소회를 풀어주니 그 이후부터 과부는 비로소 새 
광명을 찾았고 세상에 사는 기쁨을 얻을 수 있었으므로 언제나 회색이 얼굴에 
넘쳐 흘렀다.

하루는 멀리 볼일이 생겨 이웃 과부에게 집을 부탁하고 떠났다. 이웃 과부는 별 
할일도 없고 그 과부의 살림살이나 구경하자고 과부집에 와서 이리 저리 뒤져 
보았다. 마침 장롱을 열어 보니, 이상한 물건이 하나 있는데 흡사 양물 같았다.

『아하! 이놈을 가지고 남 모르는 재미를 보는구나. 그러나 이것을 가지고는 
다만 보는 것뿐일 텐데 무슨 재미가 있을까? 오히려 속만 더 태울 뿐이지.』

그것을 끄집어 내어 손에 쥐고 이리 저리 뒤지면서 고루 보았다. 암만 보아도 
그놈으로서는 별다른 재미를 볼 수 있는 것 같지는 않다. 그럼,

『이것은 대체 무엇에 쓰는 것일까?』

말이 미처 입가에서 떨어지기도 전에 기다렸다는 듯이 그놈은 갑자기 한 건장한 
총각으로 변하여 벌벌 떨고 있는 과부를 다짜고짜로 끄집어 엎어서 행간을 
하더니 일이 끝나자 총각은 간데 온데 없고 먼저 그 양물만 있었다.

과부는 모처럼 당하는 일이라 즐거워야 하겠으나 즐거움도 간곳 없고 다만 
두렵고 놀라울 뿐이었다. 부랴부랴 장롱속에 집어 넣고 집으로 돌아갔다.

시간이 가고 제 정신이 차려지니 그놈에 대한 호기심을 더욱 간절했다.

저녁밥을 짓는 장작개비도 그놈만 같아 보이고 방구석에 돌아다니는 
다듬이방망이도 그놈만 같아 보였다. 하는 수 없이 불을 끄고 잠자리에 누웠다. 
그러나 연신 그놈만이 눈에 어른거리고 잠을 이루지 못하였다.

『지금 가서 다시 한번 해볼까? 그 총각놈이 또 나타날까?』

하룻밤을 온통 뜬눈으로 세웠다. 아침이 되자 미친듯이 달려가 장롱문을 열고 
그놈을 끄집어 내어 들로 어제와 같은 말을 하니 그 총각놈이 나타나서 또한 
행간을 하는데 그 재미는 이루 말할 수 없었다.

『어쩌면 이놈을 내 것으로 만들까?』

『달라고 한다.』

『주지 않지.』

『그럼 같이 가지고 놀자고 한다.』

『그것도 안될 말.』

『몰래 가지고 가 버려?』

『이내 달려와서 야단일걸.』

『어쨋던 올 때까지 실컷 재미나 보고 하회를 기다리자.』 

이후로는 밤이나 낮이나 시간이 있는대로 생각나는대로 달려가서 재미를 
보았다.

며칠이 지나서 과부는 돌아왔다. 두 과부 사이에서는 그간의 이야기가 오고가고 
하다가 종내는 그것에 대한 얘기가 나오자 주인 과부는 펄펄 뛰었다.

며칠이 지나니, 이웃 과부는 그놈의 생각이 또한 간절하여져서 주인과부한테 
가서 하룻밤만 빌려 줄 것을 간청하였으나, 도저히 들어주지 않는다. 이웃 
과부는 성이 부시시 일어났다.

'대체 이년은 그것을 한번 빌려주는데 그놈이 닳느냐 어디로 날라가느나? 
그렇지 않으면 내가 집어먹어 삼키느냐?'

내심 괘씸하였다.

'어디 두고 보자.'

두 과부는 좋지 않은 말이 몇 마디 오고가더니 싸움이 벌어졌다. 아무리 말려도 
온통 듣지 않는다. 이 소문은 마침내 그 고을의 원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어디 세상에 그럴 리라 있을라구. 귀신이란 원래 심신에서부터 생기는 것이고 
도깨비란 정신이 부설하여 헛것이 보이는 것인데.』

원은 극구 부인하고 아전배는 사실이 그렇다고 우겨대었다. 마침내 원은 그 
과부를 물러 그 물건을 가져오라고 하였다.

과부가 갖다 바치는 그 물건을 원은 손에 쥐고 이리 저리 보았다. 모양은 
틀림없이 소문과 같이 양물 같았으나 그 사실을 믿을 수가 없으며, 또한 그것이 
과연 그러할 줄은 꿈에도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러면 이것은 대체 무엇에 쓰는 것일까?』

원은 혼자 중얼거렸다. 원의 말이 채 입에서 떨어지기도 전에 그 양물은 
총각으로 변하여 다짜고짜 사모관대를 한 동헌에 높이 앉은 원에게 달려들어 
여러 사람들이 보는 가운데서 행간을 하고는 다시 원래의 양물로 변하였다.

원은 놀랍고 창피하였느나 자기로서는 어찌할 도리가 없어 사실을 자세히 써 
장계(狀啓)와 함께 감영으로 보냈다.

이 소문은 마침내 입에서 입으로 펴져 모르는 사람이 없게 되었고 감영에 
가지고 왔다. 하나 귀결이 어찌될까? 그 소문이 사실인가? 하여 그 물건을 먼 
빛으로나마 한번 보려고 감영근처에는 구경꾼으로 인산 인해를 이루었다.

감사도 원의 장계와 그 물건을 보니 이상하기는 하나,

『어디 세상에 그럴 리가 있을라구? 원이 미쳤거나 하였겠지.』

하고 무심히 그 물건을 들여다 보니 흡사 양물 같았다. 그러나 이것이 설마 
그럴랴구?

『그럼 이것은 대체 무엇에 쓰는 것일까?』

감사는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그 말을 채 다하기도 전에 더벅머리 총각놈이 
나타나서는 사람들이야 있건 말건 다짜고짜 감사를 엎어놓고 행간을 하더니 
일이 끝나자 본대의 양물로 변하였다.

감사는 치사하고 괘씸하여 분이 머리끝까지 올랐다.

『이 요물을 불에 태워 버리자.』

생각하고 감영뜰에 모닥불을 지피게 하여 그 속에 던져 넣었으나, 타지도 
녹지도 않았다. 다시 끄집어 내어 펄펄 끓는 물에 넣었으나 삶겨지지도 않고 
익지도 않았다.

감사는 하는 수 없이 모든 것을 단념했다.

『조물주는 불쌍한 과부를 위해서 이런 것을 만들었는가보다.』

생각하고 그것을 과부에게 다시 돌려주고 말았다. 

-촌담해이(村談解滯)에서- 

2000/09/15(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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