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카투사 52話 사격에 관한 기억...조회수 : 617    
    작성자 : joker작성일 : 2004-10-05    

1999.06.23 조회: 636, 줄수: 182, 분류: Etc. 매탤 02-15 19:57 | HIT : 100 | VOTE : 0 
카투사 52話 사격에 관한 기억... 


★ 까투리 시리즈...제 52 話...★ 


52번째 이야기는... 
논산에서 일어나는 사격에 관련된 기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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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하면 누구나 기억을 하는 것이 총쏘는 기억일 것이다. 
사격은 군인에게는 가장 중요한 덕목(?)이 아닐까? 

누구나 공감하겠지만, 논산 훈련소에서 가장 힘든 것이 바로 사격, 
각개전투, 화생방, 유격, 그리고 행군이었을 것이다. 물론 그것들이 
훈련소 교육과정의 핵심부분이라 할 수 있겠지만. 

사실 사격만 놓고 본다면 재미있기도 하고, 그렇게 힘든 것도 없었다. 
가만히 누워서 과녁을 겨냥한 후에 방아쇠만 당기면 되는 것 아닌가? 

그러나. 
그러나. 
아마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그렇겠지만, 태어나서 철들기 전까지 
총이라고는 물총(?)이나 고무줄 총 정도밖에 쏘아보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인 
대한민국 청년들이 군대에 가서 진짜 총을 가지고 훈련을 받는 것이 그렇게 
호락호락한 일은 아닌 것이다. 

논산에서는 모든 교육이 사실상 얼차려 위주로 되어 있는데, 이 얼차려가 
가장 적은 부분이 있다면 단연코 사격 훈련일 것이다. 왜냐하면 
사격술 예비훈련을 하는 그 자체가 바로 얼차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격술 예비훈련(PRI, Preliminary-Rifle-Instruction)이란 PRI를 
'P'가 나고, 'R'이 배기고, 'I'가 갈리는 것이라고 말하지 않은가? 
지금 생각해도 이가 갈리는 것이 이 사격술 예비훈련이었다. 

일단 사격 훈련을 받을 때는 예비 동작 훈련부터 받는데, 총을 쏘는 자세는 
체위(?)를 기준으로 '엎드려 쏴', '앉아 쏴', '서서 쏴' 등등과 여러 응용 
동작이 있었다. 

대표적인 엎드려 쏘는 자세를 보면 먼저 총(?)을 오른손으로 들고 그 자세로 
무릎을 꿇는다. 그리고 나선 팔꿈치로 땅을 짚으면서 살포시 엎드린다. 
"거총!" 하면 총을 겨누고 가늠쇠(?)를 본다. 
"사격 개시" 하면 입으로 '탕탕탕탕' 하면 된다. 

그런데 이 동작을 반나절 동안 계속 엎드렸다 일어났다 반복한다고 생각하면, 
그렇게 사격을 싫어한 이유를 어느정도는 알 수 있겠지. 
엎드려 쏘는 자세에 비해서는 앉아 쏘는 것과 서서쏘는 것은 비교적 편한 
셈이다. 그래서 이 자세들은 별로 연습을 하지 않는다. 
엎드려 쏘는 것만 집중적으로 연습하는 것이다. -_-; 

물론 총을 쏘는 예비 동작에는 PRI만 있는 것이 아니었다. 
PRI만큼 기억나는 것은 '전진무의탁'인데, 총을 쏠 때 '멀가중멀가중멀중가중', 
즉 '멀'은 멀리, '가'는 가까이, '중'은 중간의 줄임말로써 
멀은 250M, 중은 150M, 가는 100M 의 순서로 총 쏠 때 과녁이 
일어서는 것을 대비하여 달려가며 총쏘는 연습을 하는 것이다. 

전진무의탁 자세는 왼발을 앞으로 쭉 빼서 상체를 쪼그리고 
오른발은 뒤로 뻗고 오른손으로 총목을 잡고 왼손등으로 총을 받친 후, 
'100 사로봐'하면 한 다섯 걸음 뛰어 가다가 퍽 엎어져서 엎드려쏴 
자세를 잡고 '원위치' 하면 다시 원위치로 와서 처음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다. 

이런 자세를 멀가중멀가중멀중가중의 순서대로 계속 진?한다고 생각해보면 
한 삼십분만 해도 녹초가 되는데, 이것 역시 반나절 동안을 이짓거리만 한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앞에서 신고식 이야기 때 빼먹었는데, 우리 소대에서 신고식 할 때 새로온 신병에게 
이것저것 시키다가 갑자기 우리소대 상병이 '전진무의탁 200 사로봐!!!' 라고 하자 
갑자기 신병이 일어나서 방안을 달려가다가 벽에 마주치자 벽에다 머리를 대고 
200미터를 열심히 달리려는 시늉을 하는 것이 아닌가! 

논산에서 땡땡이만 치던 그 신병은 '전진무의탁 200사로봐!'를 200미터를 달려야 
되는 것으로 착각한 것이었다. 그런데 방안의 폭은 길어야 5미터이니 나머지 
195미터를 열심히 달리려는 군기잡힌(?) 신병의 모습을 보여준 것이었다. 
물론 그 신병의 군기(?) 덕분에 소대는 폭소의 도가니가 되었지만. ^^; 


그렇게 논산에서, 군대에서 사격을 하기전에 많이 굴리는 것도 이유가 있었다. 
한국인들은 기본적으로 총기를 다룰 기회가 없기 때문에 총쏘기 전에 그렇게 
정신없게 굴리지 않으면 총기 오발사고가 많이 난다고 한다. 

미국인의 경우에는 각 가정마다 총기를 보유하고 있지 않은가? 
우리나라 대부분의 가정이 자가용을 보유하고 있는 것처럼 미국인들은 총기를 사서 
관공서에 신고만 하고 개인이 총을 소유하고 있으니 어릴 때부터 총과 친하기(?) 
때문에 군대에서 총기 오발사고가 그렇게 많이 나지는 않는다고 한다. 

더군다나 미국인들은 서부 개척시대부터 총을 소유할 수 있었기에 
총은 하나의 생활양식으로 자리잡고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고 들었다. 

그러나 이번의 미고교의 총기 남발(?) 사고는 미국이란 나라가 내부적으로 
얼마나 곪아터졌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경우가 아닐까 생각한다. 

여담이지만. 
이번의 미국에 그 총기난사 사건에서도 공화당과 민주당의 시각이 극명하게 
엇갈렸다고 한다. 분명히 이번의 총기 난사 사건은 무분별한 총기소유도 
원인이 될 것이고, 청소년들의 정서에 악영향을 주는 컴퓨터 비디오 게임이나 
폭력적인 비디오 영상물, 그리고 헤체되어 가고 있는 미국의 가족제도, 등등이 
복합적으로 결합되어서 일어난 일이 아닐까? 

그런데 미국 총기 협회(NRA)는 공화당과 줄이 닿아 있고, 미국 비디오 게임 
협회는 민주당을 지지한다고 하니, 공화당은 폭력적인 비디오 게임 업체를 
비난하고 민주당은 총기 판매상을 비난하며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동안 같은 사고가 계속 일어난다고 한다. 

아침에 기분좋은 얼굴로 등교한 아들,딸이 총에 맞아 싸늘한 주검이 되어 
돌아오는 것을 보는 부모의 심정은 어떠할까? 
그런 점에서는 총기류를 엄격하게 제한하고 있는 우리나라가 차라리 행복한 
지도 모른다. 최소한 길가다가 총맞고 죽을 일은 거의 없으니까... 


사실 나도 처음에 논산에서 총을 가지고 훈련을 받다가, 사격장에서 노란색깔의 
예쁘장한(?) 실탄을 받아서 과녁에 총알을 넣고 사격을 할 때, 
'이것을 가지고 사람을 쏘면 사람이 진짜 죽을까?' 
하고 생각이 문득문득 들었다. 

그 조그만 총알이 두깨 3cm의 나무 판을 꿰뚫는 것을 보면서도 사람을 쏘면 
과연 사람이 비참하게 죽는다는 사실이 실감니지 않았다. 
인간의 호기심이란 자기가 겪지 않은 것은 믿지 않기 때문에 그런 것일까? 

논산에서 일주일 이상 PRI를 하고 나서 총알 10발을 받아 사격을 하러 갔다.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지만, 총알 한알의 가격이 130원이라고 들었다. 
난 그 이야기를 듣고 

"야~~ 총알 열 알이면 1300원인데, 그냥 1300원 내고 총 안쏘면 안 돼겠냐?" 

라고 동기들에게 호소(?)했지만, 돌아오는 것은 
'별 미친 븅신 쌔끼 다보겠네~' 하는 이지메성 냉소뿐이었다. -_-; 

논산에서 사격을 할 때 사격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자기가 쏜 총알의 
탄피를 관리하는 일이었다. 총알을 10발 쏘고나면 탄피를 10개 가져와야 하는데, 
만일 하나라도 잃어버리면 다 찾을 때까지 모든 훈련병들이 사격장을 이 잡듯이 
사격장을 뒤져야 한다. 

이것은 아마도 탄환 유출을 막기 위해서 탄피 한개와 실탄 1알을 맞바꾸기 때문에 
그런다고 하는데, 그래서인지 몰라도 탄피챙기는 것이 사격장에서 가장 중요한 일 
중에 하나였다. 

앞사람이 사격을 하면 다음 선수(?)는 사격하는 사람 뒤에 서서 탄피가 튀는 것을 
잘 보고 있다가 나중에 탄피 줍는 것을 도와주어야 한다. 왜냐하면 탄피가 튀는 
방향은 개구리가 튀는 방향에 여자의 마음을 제곱한 것과 동일하기 때문이다. -_-; 

결국 총쏘러 가서는 사격 뿐만 아니라 탄피에도 신경을 집중해야 하는데, 
총 쏘러 가서 총 쏘는 것에는 신경 안쓰고 탄피에만 신경쓰니 사격이 제대로 
되겠는가? 더군다나 공교롭게됴 내가 총을 쏘기 전에 앞에 총 쏜 병사의 탄피를 
줍는데, 10개가 있어야 할 탄피가 9개 밖에 없는 것이었다. (헉~) -_-; 

분명히 탄피가 튀는 것 다 지켜 보았는데... -_- 
조교가 탄피 찾아오라고 지랄지랄 하였었다. 그러나 다?스럽게도 패지는 않았다. -_-; 
(사실 나중에 알게 된 이야기지만 사격장에서는 절대 패지 못한다. 열받은 훈련병이나 
졸병들이 사격하라고 받은 실탄으로 쏘아버리는 경우도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살살 달래서 
사격장 아래로 유인한(?) 다음에 개패듯이 팬다고 한다. -_-; ) 

탄피 걱정을 남겨두고 사격장에 엎드려 누우니 오만가지 생각이 다 들었다. 
특히 250 미터 전방에 있는 과녁은 새끼 손톱만하게 보였는데, 그것이 맞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총을 한 발 쏘자마자 그 굉음에 놀라서 나머지 총알을 
어떻게 쏘았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다만 분명히 내가 기억하는 것은 내가 쏜 과녁중 2개만이 넘어갔다는 것이다. -_-; 

난 완전히 X됐다고 생각했다. 사격하기 전에 중대장이 중대원을 모아 놓고 
'군인의 기본은 사격이다. 오늘 사격을 못하는 사람은 내가 특별히 굴리겠다.' 
라고 못을 박았기 때문이었다. 

'이제 죽었구나' 하고 혼자 낙담하고 있는데, 나중에 결과가 발표났다. 

결과는... 
결과는 놀랍게도 내가 7발이나 맞춘 것으로 나타났다. 
도대체 어떻게 된건지 잘 모르겠지만, 이상한 인은 내옆의 병사가 두 발만 
맞추었다고 해서 중대장 앞으로 불려나가 진짜 비 오는 날 먼지나도록 구르고 왔다. 

아마 내 추측으로는 난 그 병사의 과녁을 쏘고, 그 병사는 내 과녁을 쏜 것이 
아닐까 생각하지만, 사실 지금까지도 그 때 일이 어찌된 일인지 잘 모르겠다. 




* 다음 편에서는 미군부대 사격장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 긴 글 읽어주시는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 53편으로 이어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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