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뚜라미 - 노천명(盧天命)

몸둔 곳 알려서는 덜 좋아---
이런 모양 보여서는 안 되는 까닭에
숨어서 기나긴 밤 울어 새웁니다

밤이면 나와 함께 우는 이도 있어
달이 밝으면 더 깊이 숨겨 둡니다
오늘도 저 섬돌 뒤
내 슬픈 밤을 지켜야 합니다

<산호림, 19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