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 스 톱 2@@

저희 아버지와 이모 두명은 보통 다른 형부 처제와는 달리 아주 친합니다...
거의 친남매 처럼 친분을 유지하고 있지요.....
그 친분의 끈이 고스톱이라는게 문제가 있지만 ^^;;
그것말고도 아버지가 이모들을 많이 도와주셔서 그렇게 친한가 봅니다...
막내이모와 둘째이모는 가끔 저희집에 놀러옵니다.....
겉으로 들어난 목적은 그냥 간만에 얼굴보고 인사나 할겸 놀러온것이지만....
속으로 감춰진 목적은 고스톱 쳐서 아버지 돈을 털어가기 위해서랍니다...
올 구정때도 여느때와 마찬가지로 저녁을 먹고난후 판이 벌려졌지요....
전 저녁을 먹고나서 친구를 만나고 새벽에 들어왔더니...
헉...그때까지 세분이서 열심히 치고 계시더군요....
나이도 많이 드신 세분의 체력과 정신력에 감탄하며 전 잠자리에 들었지요...
아침 10시가 넘어 마루에 나가보니....뜨헉....아직까지 판이 벌려져있습니다 --;
세분이서 벌개져있는 눈을 반쯤 감으시고 하염없이 화투짝을 두들기시더군요....
그때 전 보았습니다...
손에 들고 있는 초 한장을 버리고 뒤집어서 나온 비한장을 버리면서....
원래 바닥에 깔려있던 솔 두장을 잽싸게 집어오시는 아버지의 신들린 손기술을 ^^;
후후...벌건 눈 껌뻑거리면서 아무것도 모르신채 속아 넘어가는 이모들이
불쌍했지만....환갑이 훨씬 넘으신 아버지가 밤을 새고도 그런 기술이 나온다는
것이 우습기도 하고...건강하신 아버지의 모습에 흐뭇해지더군요...
아버지 오래오래 건강하게 사세요....

셋만 모이면 벌어진다는 고스톱....
적당히 여가로만 즐겨야지 거기에 빠지면 안되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