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시장 온라인 '쏩니다'  조회수 : 22 작성일 : 2003-01-13      


복권시장 온라인 '쏩니다'

12월부터 7개 정부기관이 연합해 발행하는 온라인복권 ‘로또’가 발행됨에 따라 복권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온라인복권 ‘로또’는 건설교통부·행정자치부 등 7개 복권발행 기관이 연합해 발행하고, 판매와 운영은 국민은행이 맡는다. 온라인 추첨방식의 신종 복권으로, 미국·일본 등에서는 이미 대중화했지만 국내 도입은 처음이다.

무엇보다 ‘로또’가 발행되면 군소 복권의 퇴출이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내 복권은 모두 9개 정부부처의 11개 기관에서 24종류가 발행되는데, 전체 시장 규모는 760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미래사회전략연구소 곽보현 부소장은 “과당경쟁이 지속되면서 일부 복권은 발행비용을 충당하지 못할 만큼 수익성이 나쁘다”며, “유통·판촉비용만 크게 늘어 복권의 순기능인 공공기금 조성액은 갈수록 줄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전 세계 복권시장이 추첨식→즉석식→온라인 방식으로 바뀌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경쟁력이 떨어지는 기존 복권은 퇴출이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현재 전세계 온라인복권의 시장점유율은 60%를 웃돌고 있다. 국민은행은 ‘로또’의 내년 판매 예상금액을 전체 시장의 50%인 3600억원으로 잡고 있다.

이에 따라 로또 발행에 참여하지 않은 기관과 기존 복권 판매상의 반발이 적지 않은 상태다.

체육복표 ‘스포츠토토’를 발행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지난 8일 자체 온라인복권을 시험발매하는 등 독자행보를 보이고 있다. 공단쪽은 “1천억원을 들인 ‘스포츠토토’ 시스템으로도 온라인복권 발행이 가능하다”며 “‘로또’가 우리 시스템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투자비 회수를 위해 독자발행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전국적으로 몇만개에 이르는 기존 복권 판매상들은 매출감소에 따른 생계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5천여개에 이르는 ‘로또’ 판매처가 대부분 국민은행 지점과 편의점에 집중돼, 지하철·버스정류장 등의 기존 영세 판매상은 대부분 배제됐기 때문이다.

사행심 조장 논란도 피하기 힘들 전망이다. 발행규모가 워낙 큰 데다, 당첨금이 이월될 경우 기존 당첨금을 훨씬 웃도는 ‘대박’이 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온라인복권이 복권 발행비용 낭비를 줄인다고는 하지만 전체 시장 규모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 경우 복권 난립을 막겠다는 애초 취지는 크게 퇴색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