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서신-073 행복한 이유를 이야기함.

예수님은 행복하게 살라고 말씀하시지 않으시고, 우리가 왜 행복한 존재인지를 알게 하셨습니다. 죄 사함 받은 하나님의 아들이기 때문에 행복하며, 우리의 영원한 처소가 준비되어 있으니 행복하고, 하늘의 하나님이 나의 아버지이시니 행복하고, 우리에게 무엇이 있어야 할 줄 아시는 하늘 아버지께서 모든 쓸 것을 채워주시니 행복하다고 하셨습니다. 

행복할 수 없는 사람을 행복하라고 한다고 행복해지지는 않습니다. 슬퍼하고 있는 사람에게 슬퍼하지 말라고 해서 슬픔이 사라지지 않습니다. 행복한 이유를 이야기하고, 슬퍼할 필요가 없음을 알게 하면 됩니다. 잘못 알고 있어서 불행합니다. 눈이 뜨여서 새롭게 보면 모든 것이 행복이요 기쁨입니다.

기도를 의무로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기도가 무거운 짐입니다. 그러나 기도의 부요함을 아는 사람은 기도하는 것이 행복입니다. 기도는 하늘의 문을 여는 것이요, 마음에 남겨진 쓰레기들을 치우는 것이요, 하나님께 사랑을 고백하는 것이요, 하나님의 보좌 앞에 홀로 서는 것이요, 주님의 능력의 옷자락을 붙잡는 것입니다. 기도가 없는 인생은 철문으로 꽉 닫혀 퀴퀴한 냄새로 찌들어 있는 지하실에 갇힌 마음으로 사는 것과 같습니다. 이 기도의 유익과 행복을 아는 사람은 기도하라는 말을 하지 않아도 기도를 즐겁게 합니다. 그러므로 기도하라는 대신에 기도의 유익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이 지혜입니다.

교회 다니라는 구호보다는 교회를 다니는 행복에 대하여 이야기하는 것이 더 효과적인 전도입니다. 행복한 이야기가 빠진 “행복하세요.”라는 구호는 부담만 될 뿐입니다. 복음을 전하는 것은 무엇을 하라고 외치는 것이 아닙니다. 

사랑에 대한 설교를 들으면서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습니다. 설교자로서 저는 교우들이 제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습니다. “내가 사랑하고 싶은데, 사랑할 힘을 주세요.” “겸손하고 싶은데, 겸손할 수 있는 마음을 주세요.” 교우들은 모두 사랑해야 한다는 것을 압니다. 겸손해야 하는 것도 압니다. 알면서도 사랑과 겸손에 대한 설교를 듣는 것은 그 설교를 듣고 사랑할 힘을 얻고 겸손한 마음을 얻기 위함입니다. 누구나 알고 있는 당연한 말을 확인하러 온 것이 아닙니다. 

상품을 파는 사람들은 상품을 사라는 요구 대신에, 상품을 사용할 때 일어나는 유익함을 열거합니다. 그것을 사지 않으면 큰 손해를 볼 것처럼 이야기합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은 그 상품을 살 용기를 갖게 되고, 상품을 사면서 행복해 합니다. 

저는 주일을 힘써 거룩하게 지켜야 하는 날인 줄 알았습니다. 그때에는 주일이 행복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는 주일을 기쁘게 지키는 날로 살아갑니다. 한 주간 흘러오던 감정과 고민의 고리를 끊고, 전혀 새로운 세상을 기대하며 축제의 날로 주님께 나옵니다. 하늘 위에서 나의 모습을 살피면서 교정하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내가 얼마나 존귀하며 행복한 사람인지를 확인합니다. 하늘을 향하여 모든 문을 개방하고 은혜를 구하고, 모든 무거운 짐을 내려놓습니다. 마땅해 해야 할 일이 아니라 너무나 행복한 날임을 알기 때문에 주일은 즐거움입니다.

“이렇게 살아야 합니다.”라는 도덕적 명령은 우리를 힘들게만 합니다. 그러나 그 일이 왜 행복한지를 아는 사람은 일을 행할 용기와 지혜를 갖습니다. 설교는 정언명령(定言命令)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행복한 이유를 들려주는 것입니다. 권면은 다 아는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일이 행복한 이유를 말해주는 것입니다. 교훈은 틀에 박힌 당연한 말을 하는 것이 아니라, 바르게 사는 것의 기쁨과 유익을 말하는 것입니다. 

행복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이야기 꾼(storyteller)이 되어갑니다. 세상은 행복하라고 구호를 외치는 사람이 아니라, 행복한 이야기를 전해는 주는 사람 까닭에 행복합니다. 

2017 천안주복교회
sbsj0920 笑天 徐範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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