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성자 : joker | 작성일 : 2004-10-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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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03/28 조회: 1455, 줄수: 235, 분류: Etc. 미자 02-15 16:52 | HIT : 17 | VOTE : 0 사춘기 부부 #21
" 내일 모래 내 파트너가 되 주겠어 ? "
언덕 공원에 이르르자 혜지는 민철에게 갑작스럽게 물었다.
" 뭐라구 ? "
민철은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그러면서도 가슴은 방망이질 을 해대고 있었다. 분명 이게 꿈이라면 지금쯤 미자가 나타나 무서운 상황을 겪게 만들텐데.. 앞에 서있는 혜지가 처녀귀신 으로 변한다던가.. 아니면 이리박이(몸속에 이리가 들어있는 물고기 이름)가 내목을 물어뜯는 다던가 하는 ... 하기사 미 자가 나타나기만 해도 그 자체로써도 감당키 어려운 공포 이 겠지만.
" 왜. 부담이 돼니 ? " " 나.. 난, 결혼 한 남자인걸 잊은것 같구나." " 호호호..."
혜지는 갑자기 웃음을 터트렸다. 민철은 웃는 혜지를 보면 서 저러다 무시무시한 말이 튀어나오면서 이꿈을 깨는거야 라 고 생각하고 있었다.
" 누가 그걸 몰라서 그래 ? 그렇기 때문에 더욱 너를 선택한거야. " " ..... ? " " 사실은... 너한테 도움을 청하는거야.." " 도움 ? " " 미자한테 허락을 받아 달라면 내가 받을 수도 있어. "
혜지의 이말에 민철은 오기가 생겼다. 혜지에게 자신이 미자 에게 잡혀 산다는것 같은 인상을 보이지 않기 위해 서라도 당 당히 결정하고 나서야 되는 것이다.
" 미자의 허락은 필요없어. 비록 결혼은 했지만.. 난 얽매이지 않아. " " 얘. 하지만 이건 얽매이는 것 하고는 다르잖아. 미자가 알면 오해 할 수 있는 것이니까. " " 혜지 네가 어떤 부탁을 하느냐에 달렸지. " " 말했잖아. 내 파트너가 돼 달라구.. 쌍쌍 파티때 말이야. 사실은.. 어떤 남자애가 나를 찾아 오겠다는 거야. 난 애인이 있다고 딱 잘라 말했는데 막무 가내야. 그래서 그날 두시간 동안만 내 애인이 되 달라는 거야. 저번에 영화 촬영 현장에서 너 내 애인 역할 한번 해 봤잖 아 ? 그렇게 자연 스럽게 한번만 더 해달라는 거지. 싫다면 하는 수 없는 것이고. " " 하 - 그런거였어. 그런 거라면 얼마든지 해 주지. 그렇치 않아도 난 앞으로 연극을 해야 되거든. " " 연극 ? " " 아.. 아니야.. 그냥 어떤 계획이 있어. 확정된건 아니야.. " " 민철아.. 오해사지 않게 미자에게 먼저 허락을 구하는게 좋을 것 같애. 내가 너를 공처가로 보는 것은 절대 아니야. 하지만 상황을 모르고 있다가 둘이 있는걸 알기라도 해봐.. 아마 이유를 설명해도 이해 못할 수도 있어. 나도 여자니까 그런것을 알 수 있어. 여자는 그렇거든.." " 그런건 걱정마. 내가 알아서 할테니깐. 내가 도와줄께. " " 후훗... 고마워. 이렇게 쉽게 승락을 받을 줄은 몰랐어. 내가 민철에게 이런 부탁을 하는것은 민철이 네가 결혼했기 때문에 부담이 없어서야. 그럼.. 나는 가볼때가 있어서 먼저 갈께. 내일 모래 7시에 학교에서 봐.. 안녕 ! " " 그.. 그래.. 아.. 안녕. 안녕...? "
민철은 혜지가 공원을 빠져 나가고서도 한참동안이나 그공 원 벤취에 앉아 있었다. 아직까지 미자의 배시시 웃는 모습이 나타나지 않는것을 보면 분명 꿈은 아닌듯 싶었다. 혜지의 부 탁을 받고 민철은 기분이 별로 좋치 않았다. 결국 자신은 보 디가드 역할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어느 불쌍한 남자를 쫒기 위해서 민철은 혜지를 도와 주기로 한 것이다. 그남자는 틀림 없이 멍청하게 생겼거나 아니면 어딘가 모자란 외모를 갖고 있을것 같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언덕 공원을 내려왔다.
민철은 학교 주변을 어슬렁 대다가 알아 주는놈들이 없어 집으로 들어갔다.
" 왠 일이야 ? 5시 밖에 안되었는데 ? "
언제 들어 왔는지 미자는 어딜 또 나갈 심산인지 옷을 갈아 입으면서 묻고 있었다.
" 어디 가니 ? " " 응. 아까 상희마음 굉장히 아팠을꺼야. 상희 만나서 내 잘못을 사과 하려고.. "
사실 미자는 상희에게 가고 싶었지만 아르바이트 때문에 그 럴 수가 없었다. 상희가 울고 간다음 달려 가보았지만 상희를 찾을 수 없었다. 어쩌면 아르바이트 하는 커피숍에 와 있을지 모른 다는 생각에 미자는 서두르고 있었다.
민철은 미자가 주섬주섬 옷을 갈아입고 스타킹을 올리는것 을 멍청히 바라 보면서 괜히 장난끼가 발동했다.
민철은 미자의 치마를 펄럭펄럭 들추고 있었다. 미자의 큰 주먹을 잊은체 그렇게 장난을 치다가 미자의 주먹에 퍽- 하고 나가 떨어지고 말았다. 민철은 다시는 미자의 주먹을 잊지 않 으리라 다짐했다.
" 야 - 넌 왜 맨날 치마를 들추니."
민철은 어렸을적 아이스깨끼 하면서 여자애들을 들추는 장 난 꾸러기 애들을 무척이나 부러워 했던적이 있었다. 그때 민 철은 언젠가는 꼭 그렇게 해보리라고 다짐을 한 것이 미자가 치마를 입을 때마다 장난끼가 발동하는 것이었다.
" 뽀뽀 해줄까 ? "
미자는 어린아이같이 뾰루퉁해져 있는 민철을 보고 안스러 운지 뽀뽀해주겠다고 나섰다.
" 됐어."
민철은 마치 자신의 동심을 들키고 깨져버린것을 못내 섭섭 해서 화난 표정을 지었다. 미자는 정말 민철이 귀여워서 인지 아쉬움을 달래주려 했는지 민철의 볼에 입을 살짝 대고는 방 을 나섰다.
미자가 커피숍에 도착해서 주위를 둘러 보았지만 상희의 모 습은 보이질 않았다. 전화라도 걸어서 사과의 말을 해줄 심산 으로 상희의 집에 전화를 걸었지만 아무도 받질 않았다. 미자 는 상희에게 미안한 감정과 걱정으로 기분이 착찹해서 서빙을 보고 있는데 문을 열고 문성호가 들어서고 있었다.
" 오서 오세.. 어 - ? 성호네. " " 어 - ? 미자 너 여기서 아르바이트 하니 ? "
성호는 어쩐지 반가운 친구를 만났다기 보다 어색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미자와 성호는 자석의 같은 극처럼 서로 어색하 게 밀고 있었다. 성호가 창가 자리에 앉아 있자 잠시후에 단 발머리 귀여운 여학생이 성호와 반갑게 인사를 하며 앉고 있 었다. 미자는 그런 모습을 보고 괜시리 기분이 울적해 졌다.
' 이세상 모든 남자가 다 내것은 아닌데.. 내가 왜 이러지.. '
미자는 아마도 성호가 자신을 짝사랑이라도 해 줬으면 하는 바램을 하고 있는것 같았다. 그러면서도 그런 불손한 생각을 지워 버리려 여주인 예지와 엉뚱한 얘기를 쉴새 없이 해대고 있었다.
" 잠깐 볼 수 있을까 ? "
그 귀여운 여학생은 어디 있는지 보이질 않고 성호는 미자 에게 공손히 묻고 있었다.
" 할 얘기 있어 ? "
어느새 미자의 말투는 날카롭게 갈라져 있었다. 성호는 주 춤 하더니 꺼내지 말아야될 얘기를 꺼낼것 같은 표정을 지으 며 망설이고 있었다. 미자는 그런 성호의 표정을 보면서 데이 트를 신청 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인지 불안감인지 어쨌든 두려운 기분이 들고 있었다.
" 있잖아... 오늘... "
미자는 성호의 더듬는 말을 들으며 가슴이 조여 오고 있었 다. 그러면서도 아르바이트 오기전에 어린아이 같이 치마를 들추며 장난을 쳤던 민철의 생각이 스치고 지나갔다.
" 으악 ! ~ "
미자는 갑자기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예지는 깜짝 놀라 미 자에게 달려 왔다. 성호는 마치 무슨 말을 하려던 것을 미자 가 마음을 읽고 놀랬다 생각하는지 죄인 같은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안절부절 못하고 있었다.
미자는 민철의 치마 들추는 생각을 하다가 민철의 웃는 얼 굴이 성호의 얼굴로 변해 버린 상상에 놀라 소리 친 것이었다. 미자는 어느새 민철의 상상세계를 닮아가는건가..
" 왜.. 왜그래 ? "
예지는 당황해서 성호와 미자를 번갈아 보면서 눈이 휘둥그 래 져 있었다. 미자의 새파랗게 질린 얼굴을 보고 예지는 성 호를 의심스런 눈초리로 훓어 보았다. 아니, 미자를 부러워 하는 눈인지도 모르지..
모두들 진정이 되고 미자는 자신의 엉뚱함을 다른 말로 바 꾸어서 설명하느라고 애썼다.
" 오늘 술 한잔 하지 않을래 ? 그냥 ... 옛날 처럼 ... 변하지 않은.. 너의 모습을 보고 싶어."
예지가 이둘에게서 사라진다음 성호는 아직도 놀라는 눈표 정으로 간신히 미자에게 물을 수 있었다. 또 소리 지르지 않 을까 걱정하면서.. 다행이도 미자는 성호가 걱정했던 대로 소 리는 지르지 않았다. 오히려 아무렇치도 않은 표정의 미자를 보고 성호는 도저히 이해 할 수가 없었다. 말 하지 않았을 때 는 놀라던 여자가 막상 말을 하니 그냥 평소와 같은 미자를 보고 성호는 어리 둥절 하고 있었다.
" 그래.. 그러지. "
미자는 건성으로 대답을 하면서 그러한 상상을 했다는 자체 로 자신을 책망하고 있었다.
' 나는 바람둥이 여자 인가봐 .. '
" 아 .. 안되겠어. 오늘 일찍 가봐야 돼. 미안해. 다음에 같이 술마시자.. 축제이고 하니까 내일 낮에 학교에서 같이 마시자. 난 오늘 일찍 들어가봐야 돼. "
미자는 급하게 말을 아무렇게나 해대고 있었다. 그리고는 당황하는 몸짓으로 성호를 피해 달아 나다가 의자에 걸려 넘 어 지기 까지 했다.
" 괴..괜찮아.. "
미자는 성호가 일으키는 도움의 손을 뿌리치며 일어서서 황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 버렸다. 성호는 너무도 달라져 버린 미 자를 보고 외로움이 찾아 들었다. 유일한 술친구인 미자는 영 원히 그의 곁을 떠난 것이다..
계 속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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